제가 techNeedle 기사를 쓸 때 자주 참고하는 Xconomy에 아주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와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미국 시간으로 지난 2월 3일에 올라온 기사인데요, 제목은 ‘Ex-Tech CEO Steps Out of Retirement to Reinvent Medical Walker‘ 입니다. 이미 은퇴한 77세의 전직 테크 스타트업 CEO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걸을 때 보조해 주는 의료용 보행기, Medical Walker (아래 그림 참조)를 새로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2014년에 시작했는데 (그 분 연세 75세에) 2016년 2월 제품을 출시했다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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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보행 보조기 (Medical Walker) | 이미지 출처: Xconomy

이 회사의 이름은 ProtoStar입니다.  Homepage에 가보니 회사의 모토는 ‘Re-inventing Assistive Mobility’라고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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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toStar의 로고 | 이미지 출처: ProtoStar

연쇄 창업자 (Serial Entrepreneur) Dave Purcell

ProtoStar 의 창업자이자 CEO인 Dave Purcell은 샌디에고에서 4개의 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는 연쇄 창업자 입니다. 1985년에 본인이 창업한 Ryno Electronics라는 회사를 Western Micro Technology에 매각하였으며, 포스터 혹은 대화면 디지털 프린터를 주 제품으로 하는 Encad라는 회사를 창업하여 1992년 IPO (기업 공개, 상장)한 후 2002년에 코닥 (Kodak)에 당시 금액으로 $23 million에 매각한 경험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Exit 이후에도 샌디에고의 많은 Private, Public 회사 (e.g. Metallic Power, Lpath 등) 의 이사회 (Board of Director) 멤버로 활동하다가 몇 년 전 은퇴하였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 왼쪽이 Dave Purcell의 사진이고 오른쪽은 Encad의 대형 프린터 입니다.

75세에 다시 창업을 결심한 이유

돈도 많이 벌고 은퇴한 분이 왜 갑자기 75세가 되어서 스타트업을 시작하셨을까요? Dave Purcell은 2016년 현재 연세가 77세이신데요, 2년여 전 아내인 Jean이 거동이 불편하여 ‘의료용 보행기 (medical walker)’를 사용하다가 자주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아내를 위해 좀 더 안전하고 사용하기 편한 보행기를 만들고자 직접 소매를 걷어붙였다고 합니다.  인터뷰에서 Dave Purcell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I watched her with a walker, and I thought, ‘Hell, I can do better than that,” (아내가 보조기를 사용하는 걷는 것을 보았는데, 내 생각에는 내가 하면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ProtoStar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는데, ‘felt personally compelled’, 즉, 75세의 고령임에도 이 회사를 시작해야만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시작했다고 하네요.

스타트업을 하시는 분, 특히 헬스케어 계통에서 일 하시는 분들 중에는 가족이나 친지, 친한 친구가 질병이나 장애로 고통을 겪는 것을 보고 그것을 도와주기 위해 일을 시작하신 분들이 꽤 많은데요, Dave Purcell도 아내를 위해 안전한 보행기를 만들겠다는 강한 동기가 7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다시 스타트업에 뛰어들게 한 것 같습니다.

드림팀 구성

스타트업을 시작하겠다고 결심한 후 Dave Purcell은 초기 자금을 출자하고 함께 할 동료들을 규합합니다. 40여년의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함께 일했겠습니까? 그 중에서 고르고 골라 정말 말 그대로 드림팀을 구성했네요. 공동 창업자들과 매니지먼트 팀을 꾸리고, 회사를 투명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운영할 이사회 (Board of Director)도 구성했습니다. 홈페이지에 가시면 테크놀로지, 메디컬, 법률, 재정 분야의 베테랑들이 공동창업자와 이사회 멤버로 로 함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유명한 몇 명만 언급하자면, Peter Farrel은 샌디에고 북쪽 칼스배드의 RedMed (NYSE: RMD)라는 회사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이며, Steven Garfin은 UCSD 의과 대학의 정형 외과 교수이자 학과장입니다. 또다른 이사회 멤버인 Drew Senyei는 San Diego의 벤처 투자사 Enterprise Partners Venture Capital의 매니징 파트너이며, Craig Andrews는 샌디에고 지역의 생명공학 및 의료기기 분야의 스타트업과 수십년간 일해온 변호사 입니다.

ProtoStar의 첫 제품 – Life Walker Upright

ProtoStar가 2년간의 연구 개발을 거쳐 출시한 제품은 “Life Walker – walking is life” 입니다. 고령으로 혹은 장애로 인해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을 다시 ‘걷게 해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새로운 생명 (Life)을 주는 것과 같다는 의미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아직 젊고 건강하여 걷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저는 상상만 할 뿐이지만, Dave Purcell이나 그의 아내 Jean 그리고 수많은 Senior Citizen들에게는 저 제품의 이름과 로고의 의미가 정말 절실하게 와닿지 않을까요? 일단 가격은 $1,800 로 책정했다고 합니다. 기존의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싼 것이 사실이나, 낙상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할 수 있고 사용자가 보다 편하게 당당하게 걸을 수 있게 해준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LiftWalker_TM

ProtoStar가 제시한 통계 자료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보행 보조기 시장의 규모는현재 $4 Billion (약 4조 8천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실제 2013년에는 8백 50만개의 보행 보조기가 판매되었다네요. 반면 노인들의 낙상으로 인한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 비용은 2013년에 $34 Billion에 (약 40조원)달하며 2020년에는 무려 $68 Billion (약 80조원) 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합니다. 아래 원문 발췌했습니다.

ProtoStar estimates the global market for mobility products is roughly $4 billion, with more than 8.5 million devices sold in 2013. According to the company, the total cost of fall injuries was $34 billion in 2013, and is expected to rise to nearly $68 billion by 2020.

아무래도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인한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이니까요. (미국에는 현재 65세 이상의 인구가 1천 2백만명이라고 하네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는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ProtoStar를 설립하고 Lift Walker를 만들게 된 동기는 아내 Jean 때문이었는데, 개발 및 테스트 과정에서 뇌성마비 (cerebral palsy) 혹은  척추갈림증 (spina bifida)을 앓는 어린 환자들을 위해 크기가 작은 Lift Walker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못 만들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그들에게 걷는 기쁨을 주고,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줄 수 있을테니 Dave Purcell과 그 동료들은 지금 아주 행복하지 않을까요?

Smart Walker를 만들겠다는 ProtoStar의 포부

ProtoStar는 인터뷰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했는데요, 다음 제품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이 탑재된 Smart Walker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노인이나 환자들이 걸을 때마다 사용하게 되니 보행 습관이나 자세등을 모니터링하고 낙상의 위험을 경고하거나 사고가 생길 시 보호자에게 알리는 기능이 탑재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어쩌면 파킨슨 병 환자들이 손을 떠는 것을 상쇄하여 조금 더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숟가락을 개발하여 2014년 Google에 인수된 Liftware처럼, 파킨슨 병 환자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보행을 할 수 있는 보행 보조기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예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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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병 환자들의 손떨림을 상쇄하여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 Liftware의 숟가락

* Liftware를 사용하는 실제 환자들의 모습 동영상: Liftware

후배들을 위한 롤모델

젊은 시절 성공을 거둔 연쇄 창업자들이 후배들을 위해 멘토가 되어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거나 스타트업의 이사회 멤버가 되는 것은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미국 창업 생태계에서 흔한 모습이며,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창업하여 제품 개발까지 완료하고, 인공 지능을 이용한 차세대 제품 개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Dave Purcell의 이야기는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Lead by example (모범을 보여 타인을 리드한다) 이라는 말이 이보다 잘 어울리는 경우가 또 있을까요?

  • 샌디에고 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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