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테니스를 좋아해서 4대 메이저 대회 소식은 뉴스를 통해 팔로우하곤 한다.  최근엔 한국의 정현 선수가 2018년 호주 오픈에서 승승장구하면서 4강까지 진출하여 약 4시간 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정현 선수는 16강전에서 (최근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세계 랭킹이 14위까지 하락했지만) 한 때 세계 랭킹 1위였고, 자신의 우상이었던 노박 조코비치 (Novak Djokovic)에게 3:0 승리를 거두었다.  하필 경기 시간에 다른 일이 겹쳐서 경기 생중계를 보지 못해서 Youtube를 통해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다가 우연히 노박 조코비치의 경기 후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사실 나는 페더러를 너무 좋아하는 팬이어서 노박 조코비치는 좀 싫어했었다. 왠지 얄밉고, 거만한 인상인 듯 하여서.  헌데 이 인터뷰를 보고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래 영상을 보면 기자들이 노박에게 팔꿈치 부상이 이번 경기에 영향을 미쳤느냐고 계속 질문을 한다.  노박도 처음에는 그 질문에 대답을 하다가, 부상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이렇게 이야기 한다.

2분 30초: As I was mentioning before, as a professional athlete, you have to deal with pain at certain level and certain degree… You kind of get used to it (이미 말했지만, 프로 운동 선수로서 어느 정도의 부상/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2분 47초: I don’t want to talk about my injury tonight. Because, then, I am taking away Chung’s victory and credit that he deserves. (지금 내 부상에 대해서 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그건, 정현 선수의 승리와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credit을 깎아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노박의 입장이라면, 나보다 한참 랭킹이 떨어지는 신예에게 3:0 으로 패한 뒤 어떻게 이야기 했을까? 아마 ‘부상만 아니었으면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해서 이겼을텐데, 아쉽다’ 뭐 이렇게 부상을 탓하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노박은 부상 핑계도 대지 않았고, 나아가 승자를 존중하는 모습까지 저 인터뷰에서 보여줬다. 원래 태어날 때부터 저런 심성을 갖고 태어난 것인지, 아니면 교육의 힘인지, 그도 아니면 테니스라는 한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서 이른바 ‘득도’를 하여 저런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것인지, 참 궁금하고 존경스럽다.

저 인터뷰를 보고서 문득 한국에서의 내 첫 직장 상사의 조언이 떠올랐다.  신입사원이던 나와 내 동기들에게 그 분이 하셨던 말씀은 “프로가 된다는 것은 ‘핑계대고 변명하지 않는 것이다’. 프로는 No excuse! 이 말을 꼭 마음에 새기고 회사생활 잘 하시길 바란다” 였다.  지금 회사에서 매일 매일 맞닥뜨리는 수많은 문제들을 대할 때, 나는 비겁하게 핑계 대거나 피하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없는 내 모습을 돌아보면 난 아직 Professional이 되지는 못했구나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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