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위험이 매우 큰 혁신적인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SBIR (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프로그램은 종종 ‘America’s Seed Fund‘라고 불리운다. 실제 SBIR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식 로고에도 그렇게 씌여있을 정도이다. (STTR은 SBIR의 ‘자매 프로그램’ 정도로 보면 된다.)

정부 정책 자금인 SBIR 지원금이 어떻게 운영되기에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로부터 Amercia’s Seed Fund라 불리울 정도로 환영을 받는 것일까?

sbir sttr logo
America’s Seed Fund라 불리우는 SBIR 프로그램.

R&D 기반의 이른바 ‘기술 기반 창업’은 흔히들 말하는 ‘아이디어 기반/거라지형 창업’보다 더 리스크가 크고 성공할 가능성도 낮지만, 성공적으로 사업화가 진행되면 경쟁자들과의 기술격차를 벌려놓고 새로운 시장을 점유하며 고속 성장할 수 있다. 말 그대로 High risk & High return 인데, 민간 투자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미국에서도 투자자들은 혁신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의 초기 리스크가 너무 높아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아래 자료를 살펴보자.

첫번째 챠트에 나오듯이, 2010년에 미국에서 총 10,708개의 스타트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그 중 Seed 딘계의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한 것이 총 7,512 건 이었다. 이 7,512건의 Seed 투자 중에서 SBIR이 6,184 건, STTR이 920 건으로 Seed Stage 투자의 무려 94%를 차지한 반면, Seed 단계에 투자한 VC/Angel은 408건으로 약 6%에 그쳤다.

두번째 챠트에서 보듯이 2010년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VC 투자금 중 오직 11% 정도만이 Seed 단계에 투자되었고 나머지 89%는 Seed 단계를 지나 어느 정도 risk가 감소된 이후인 Later stage에 투자되었다. 만일 SBIR/STTR이 없었다면 7천여개의 저 많은 스타트업들은 Seed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시작도 해보기 전에 사라졌을 것이고 (아니면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고), VC 들은 투자할만한 스타트업이 많지 않아 투자금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Startup FY2010

Startup Investment_FY2010

출처: 2015년 NIH I-Corps 프로그램 Webinar

정부 정책 자금과 민간 투자의 협력

혁신적인 기술이나 사업 모델 (Innovative Technology, Business Model)을 갖고 있는 이른바 ‘기술 기반 창업형’ 스타트업에게 Seed Funding을 제공하여 그들이 최소한 Feasibility Test는 하게끔 지원하자는 SBIR 프로그램의 본래 목적이 잘 시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eed를 지나고 나면 민간 VC 투자가 자연스럽게 바통을 이어받는, 정부와 민간의 적절한, 어찌보면 기막힌 ‘콜라보 (Collaboration)’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정부 지원 – 민간 투자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통해 스타트업의 옥석 또한 가려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1. SBIR을 운영하는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고,
  2. post-SBIR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 Angel, VC 등 민간 투자 생태계가 공고하게 자리잡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R&D 기반의 창업 지원 정책을 시행고자 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 좀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R&D 기반 창업을 활성화하고자 한다면 정부의 역할은 민간이 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해야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민간이 하지 않는, 혹은 하지 못하는’ 부분을 대신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유망 스타트업을 ‘공정하게 선정하여’ Seed Fund를 제공함으로써 죽음의 계곡 (Valley of Death)를 넘을 수 있도록 지원해 줌으로써 R&D 기반 스타트업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초반의 기술 및 비즈니스 관련 리스크를 낮추어 주고, VC나 Angel 투자자들이 투자할만한 매력적인 스타트업 풀 (pool)을 늘려주려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되, 교란하지는 않는 적절한 선. 미국 정부는 딱 거기까지가 정부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그 틀 안에서 ‘America’s Seed Fund’인 SBIR 프로그램을 40여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Jumping Valley of Death.png

  • 샌디에고 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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