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 방학 2개월 간 우리 회사 NanoCellect Biomedical에서 고등학교 11학년 학생, 즉 한국으로 치자면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인턴을 했다. 사실 왠만하면 고등학생은 인턴으로 받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왜냐하면 고등학생들은 대학생과는 달리 하나 하나 일일이 가르쳐야 해서 소위 ‘베이비 시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인턴을 받은 회사 입장에서 오히려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부모님의 강권에 못이겨서 혹은 단순히 이력서에 스펙 하나 더 추가하고자 와서는 자리만 차지하다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친구는 1년 전부터 꾸준히 이메일로 내게 연락하며 똘똘한 질문도 많이 하고 배우고자 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서 여름 방학 2개월 동안 기회를 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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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실험하고 데이터 분석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더니, 금세 배워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우리 앞에서 발표하여 깜짝 놀라게 했었다.

일단 인턴 기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꼬박꼬박 제시간에 나와서 하루 종일 supervisor를 따라다니면서 생소한 실험실 일을 배우면서 열심히 아주 성실하게 일했다. 이 친구 얼굴에서 재미있게 일하는 것이 보였다고나 할까. 2개월간의 여름 인턴쉽이 끝나고 이 친구는 대게 지난 두 달간 우리 회사에서 인턴쉽을 하면서 배웠던 점, 느꼈던 점을 4페이지 에세이로 빽빽하게 작성해서 보내줬다. 짧은 감사 인사도 전하지 않고 떠나는 인턴들도 있는데, 두 달 인턴을 한 고등학생이 이렇게 정성스런 이메일을 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웠다. 이 친구의 에세이를 읽다보니 글이 너무 훌륭하고 내가 배울 점이 많아서 그 중 일부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Internship Experience (나의 인턴 경험)

When I first applied for this internship, I was interested in how biotechnology worked in the business world; yet as I started interning, I realized there are a lot more aspects to the company than just biotechnology. The software team that codes for the company, the hardware team responsible for the making of tubes and the machine, and the lab team responsible for making sure the machine works are all essential parts that make up a majority of the company.

(처음 이 회사의 인턴쉽 프로그램에 지원했을 때는 생명공학이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었다. 그리고, 인턴을 시작하면서 생명공학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에는 단순히 생명 공학 지식 및 기술 외에도 굉장히 많은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소프트웨어 팀은 (제품이 잘 작동되도록) 코딩을 하고, 하드웨어 팀은 기계 제품과 카트리지/튜브를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실험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기계 제품과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시험하는, 중요한 역할을 각각 맡고 있었다.)

It was interesting to see how all these teams communicate with one another to gradually make the product better. I had the great opportunity to participate in this communication process, and the people from each team taught me something new.

(이렇게 다른 업무를 맡은 팀원들이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제품을 조금씩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것을 보는 것이 아주 흥미로웠다. 나 역시 (인턴으로서) 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참여하며 각 팀원들로부터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얻었다.)

Starting from the bead experiments all the way to using the WOLF to analyze cells, I learned a lot about biotechnology and it made me ask the question, “why?” I had multiple questions on the processes and why we did it, and luckily for me, Dr. Chen and Walker were there to answer these questions.

(Bead를 이용한 간단한 실험에서부터 WOLF 세포 분류기를 이용한 실제 세포 분석과 분류실험까지, 바이오 테크놀로지의 상당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왜’ 이런 프로세스를 따라야 하는지, ‘왜’ 이 실험을 하는지 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 내가 그런 의문들이 들 때마다 Dr. Chen과 Walker 에게 물어보았고, 그 분들은 친절하게 대답하고 가르쳐주었다.)

The part that I enjoyed the most while interning for the company, was understanding the fact that my contributions helped the progress of NanoCellect such as in Data Analysis, Flow Rate tests, etc. The fact that, as a high school student, I could help the company made me realize my worth and value as a NanoCellect member.

(내가 이 회사에서 인턴쉽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내가 수행한 데이터 분석이나 유속 실험등이 회사에 작게나마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비록 고등학생 인턴 신분이었지만, 나노셀렉트의 멤버로서 회사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나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

Aside from working, the people inside NanoCellect were extremely nice and made me feel like part of the team. The Town Hall meeting was very enjoyable and made me realize what needs to be done and what needs to be less focused on. It was a great opportunity for me to see the business side of the company.

(인턴 업무외에도, 인턴쉽 기간 동안 회사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었으며 내가 그 팀의 구성원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타운홀 미팅은 아주 재미있었다.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어떤 일들이 완수되어야 하며, 어떤 일들은 우선순위가 낮으므로 덜 신경써야 하는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  실제 회사에서 비즈니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Overall, I loved my experience at NanoCellect and wish to continue more with my projects and learn more about the infinite possibilities in biotechnology and business.

(전체적으로, 나는 나노셀렉트에서의 인턴쉽 경험이 아주 소중하다. 여기서 수행했던 프로젝트를 계속 수행했으면 좋겠고, 생명공학과 비즈니스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더 배우고 싶다.)

아래 사진은 이 인턴 학생이 좋았다고 했던 우리 회사의 타운 홀 미팅 장면. 매월 1회씩 CEO가 회사의 전반적인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회사 구성원 전체에게 브리핑을 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다.

Town Hall meeting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어쩌면 이렇게 훌륭한 인사이트를 가질 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 친구는 이번 가을학기에 미국 대학교에 지원할 예정인데, 대학에서는 생명공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 하고 싶다고 한다. 이렇게 심지가 굳고, 큰 그림도 볼 줄 알며, 항상 ‘왜’라는 질문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친구라면 무엇을 전공하더라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친구의 에세이를 회사 동료 몇 명에게 보내주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내주었다.

I’m just now getting around to reading this, but it definitely seems like he was able to get a lot out of this experience. He’s definitely a really interesting kid and has a lot of potential. Having an intern can go all sorts ways, but it was truly good to have him, and it was great to participate in molding a young mind as tenacious as his is.

(이제서야 에세이를 읽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인턴쉽을 통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네. 정말 흥미로운 친구였고,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학생이야. 사실 인턴을 받으면 어떻게 될지 (잘할지, 개판치고 나갈지) 전혀 알 수가 없는데, 이 친구를 인턴으로 받은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이 젊고 끈기있는 친구에게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

내가 인턴을 받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회사’-‘인턴’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턴은 회사에서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어야 하고, 회사 역시 인턴을 채용하면서 일손을 덜던지 그전에 시간상 제약이 있어 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의 실질적 이득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인턴쉽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 것은 물론, 나 자신도 회사와 내 일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난 저 나이 때 뭐 했나 하는 통렬한 반성도 많이 했었다 ㅜㅜ)

  • 샌디에고 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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