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에 세계적인 제약회사 노바티스 (Novartis)가 샌디에고의 DTx Pharma 라는 회사를 $1 Billion (한화 약 1조 3천억원)에 인수했다는 뉴스가 샌디에고를 들썩이게 했다. 인수가의 절반인 6,500 억원은 바로 지급하고, 나머지 6,500 억원은 추가 마일스톤 달성시에 지급한다고 한다.

이 DTx 라는 회사는 2017년에 설립되어 약 6년만에 대박 엑싯을 하게 되었는데, 1985 년에 Hybritech 이 Eli Lilly 에 $300 million 인수된 이후 최고가 피인수 기록을 경신하였다고 한다.

DTx 의 창업자인 Artie (Arthur) Suckow 는 요즘 샌디에고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 되어 여기저기 인터뷰도 많이 하고 파이어사이드 챗 등의 이벤트에도 등장하곤 하는데 (아마 앞으로 쭈욱~ 바쁘지 않을까 싶다), 우연히 Artie 의 발표를 들을 기회가 생겼다. 여기에 간단히 메모해놓고 나중에 직접 만나게 되면 (계속 조르면 만나주겠지?) 궁금한 것들 물어보려 한다.

Arthur Suckow 의 Linkedin Profile 페이지

1. Artie 는 델라웨어 대학에서 셀 바이올로지를 전공하고, UCSD 에서 Biomedical Science 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를 2005년에 시작해서 2009년 12월에 마쳤는데, 내가 UCSD에서 박사학위 하던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본인 말로는 대학을 다닐 때부터 신약 개발 (Drug Development)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싶었고, 실제로 대학원 시절에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Synervate 라는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첫번째 창업에서는 그다지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얼마 안가서 회사를 접었다고 한다.

2. UCSD 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후 샌디에고의 J&J 에 입사하여 당뇨치료제 개발 팀에서 약 3년간 일한 후, 메릴랜드 게이터즈버그의 MedImmune 으로 이직하여 역시 당뇨치료제 개발팀에서 2년 반 정도 일한다. 그 후 2016년에 다시 샌디에고로 돌아와 Regulus Therapeutics 에서 1년 정도 일한 후 2017년 7월에 DTx Pharma 를 창업하게 된다.

3. 창업하자마자 샌디에고의 스타트업 보육/양성기관인 CONNECT 의 startup advising program 인 Springboard Program 에 지원하였는데, 첫번째 시도에서는 탈락하고 만다. 대신 CONNECT 에서는 Artie 에게 James Callaway 라는 어드바이저를 매칭시켜주고 일주일에 3시간 정도 1:1 미팅을 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리뷰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에 CONNECT 의 Springboard 프로그램에 재지원하여 선정되었고, 샌디에고의 바이오텤 인큐베이터인 JLABS 에도 입주하며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CONNECT 의 Springboard Program 홈페이지에 올라온 Artie의 Testimonial

4. 2018 년에 샌디에고의 NuFund Venture Group 에서 Angel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다. Convertible Note 로 받았다고 한다.

5. 2019년과 2020년에 NIH SBIR 2개 ($850K, 약 11억 3천만원), STTR 3개 ($700K, 약 9억 3천만원) 으로 20억원의 R&D 자금 (non-dilutive)을 확보한다.

DTx Pharma가 NIH 에서 받은 SBIR, STTR 과제들

6. 2020년에 시리즈 A 로 $10.6 Million (약 142억원) 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이 때 oversubscribed 되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한다. DTx 가 Springboard 프로그램에서 만난 Onne Ganel 의 소개로 Eli Lily 도 시리즈 A 에 투자하였다.

7. 2021년에 $100 Million (약 1,300 억원) 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다. 시리즈 A는 Friedman Bioventure 에서, 시리즈 B는 Viva Biotech 에서 리드했는데, 두 투자사 모두 San Diego based firm 이라는 것이 고무적이다. 샌디에고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San Diego based VC Pool이 작다는 것이었는데, 이번 DTx 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8. Artie가 발표 중에 인상적인 얘기를 몇 개 했는데,

시리즈 A, B 투자 유치 과정에서 회사 가치를 너무 크게 잡지 않기 위해 신경썼다 (never tried to overvalue the company – 전체 문장은 기억 못하는데, 이 구절은 또렷이 들었다.)

– 투자자들과 어드바이저들에게 항상 물은 첫번째 질문은 ‘언제쯤 내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할 때를 알게될 것인가?’ 였다고 한다. Self-awareness 가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라는 평이 있다고. 그래서인지 회사가 6년간 성장하면서 그에 맞춰가며 CEO 로서 잘 성장했다고 한다.

9. COVID-19 판데믹이 시작되었던 2020년 4월에 DTx가 입주해 있던 JLAB이 랩을 셧다운 하는 비상사태가 일어났다. 그런데, 그 때 San Diego의 다른 스타트업 Element Bioscience 가 DTx 에 15K 스퀘어 피트 (1,400 제곱 미터, 420 평(?) 정도)의 랩 공간을 ‘Startup Friendly Term’ 으로 제공해 주어서 고비를 넘겼다고 한다. (Element Bio 입장에서도 상당수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으니 DTx 에게 서브리스를 주고 건물 렌트비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10. UCSD에서 대학원을 나오고 샌디에고의 회사들에서 일하다가 창업하여 CONNECT 의 Springboard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거기에서 매칭된 어드바이저들의 네트워크를 업고 San Diego-bases VC 들에게서 투자를 받고 잘 성장하여 이렇게 대박 딜을 터트렸다. 거기에 SBIR/STTR 의 성공사례이기도 해서 여기 저기에서 아주 모범적인 Example 로 다루고 있다.

11. 1985 년에 Hybritech 이 Eli Lilly에 인수된 후 창업자를 비롯한 핵심 멤버들이 줄줄이 Eli Lilly 에서 퇴사하여 다시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투자자로 변신하면서 샌디에고가 바이오 테크 허브로 급성장 하는 계기가 되었다. PMI (Post Merger Integration)의 실패가 뜻밖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이었는데, 이번 Novartis 의 DTx 인수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사뭇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 Artie는 발표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 여운이 남아 여기에 적어둔다.

“Listen and adapt to critical feedback. Evey presentation of a given project is an opportunity to learn how to overcome the naysayers!” (비판적인 피드백을 듣고 그에 적응하며 나아가세요. 본인이 맡은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발표는 비판자들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참고 기사https://www.biospace.com/article/novartis-acquires-dtx-pharma-in-potential-1b-deal/?fbclid=IwAR2-ZWYZsz1JtlZJ3-ZI72iA1VI3CkMJRc9gPYQ0kOUgGi8f86JWJXJMYbA

  • 샌디에고 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