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번 글 “미 정부의 SBIR (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프로그램 – 1″에서 통해 SBIR이 3단계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기술이 훌륭하고 운까지 따라주어서, Phase I 받고, Phase II 받은 후 외부 투자 유치해서 Phase II Bridge까지 받아 제품을 출시해서 성공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어디 세상일이 그리 쉬울까요? 스타트업의 현실이 이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죠 🙂
그럼, 과연 SBIR 각 단계마다 과제 선정률 (Success rate)은 얼마나 될까요?
NIH의 SBIR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회계년도에 Phase I의 과제 선정률 (Success rate)은 18%, Phase II의 Success rate은 약 40% 입니다. 미국 경기가 얼어붙었던 2011년의 경우는 과제선정률이 Phase I 이 약 10%, Phase II 가 약 30% 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럴 경우 Phase I 에서 30개 회사가 지원했다면, 27개는 탈락이고 딱 3개만 Phase I 을 받겠죠. 3개 회사 중에서도 딱 하나만 Phase II 를 받게되는 것이니 확률이 굉장히 낮은 것이지요 (즉, 30개중 딱 하나만 Phase II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Phase I, Phase II를 한꺼번에 지원하는 Fast Track은 제출된 과제들 중 약 20% 정도만 선정되는 것으로 나오네요 (2014년 NIH SBIR 기준).
설령 Phase I, II, II-Bridge까지 다 받는 운 좋은 경우라 하더라도 다음 Phase로 진행할 때 지원하고 review 받아 실제 돈이 통장에 들어오기까지는 빨라야 6개월, 길면 9개월 혹은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9월 5일에 과제를 제출하면 두 번의 Review를 거쳐 이듬해 3월에서야 펀딩을 받는 것인데, 늦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사정에 따라 예기치 않은 변수들이 생기기도 하죠. 한 예로, 2013년에 오바마 정부와 의회의 갈등으로 연방정부가 shut down이 되는 바람에 저희 회사가 받아야 할 70만불의 집행이 2개월이나 늦어졌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제 파트너랑 제가 크레딧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일단 직원들 주급이라도 (여긴 2주마다 주급을 받습니다) 막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다행히 주급 지급일 며칠전에 돈이 통장에 입급되었었죠. 이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벌렁거리네요. 🙂
아무튼 위와 같은 가장 이상적인 경우에도 발생하는 6개월 혹은 그 이상의 재정적인 공백기를 메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스타트업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SBIR만으로 회사를 창업하여 성공적인 exit까지 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SBIR 펀딩을 잘 받아오는 것과 회사제품을 시장에서 성공시키는 것은 별개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SBIR 펀딩을 받으면 도움은 될지언정 그게 스타트업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으니까요.
- 샌디에고 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