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SBIR 프로그램에 대한 글만 올렸는데, 오늘은 저희 회사 NanoCellect Biomedical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이거는 자료 찾느라 여기저기 뒤질 필요 없이 제가 기억하는 내용을 적으니 부담은 좀 덜하네요.

NanoCellect Biomedical (이하 나노셀렉트)는 이름 그대로 세포 (Cell)을 선택적으로 분류 (Select)하는 작은 기계를 만드는 스타트업 회사입니다.  (Cell+Select = Cellect). 레이저를 이용해서 세포의 개수를 세고 세포의 특성을 측정하여 연구자가 분석을 원하는 세포만을 따로 분리해내는 연구용 장비이지요. 이런 장비를 Flow Cytometer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흐르는 (Flow)유체에 세포 (Cyto)를 흘려주면서 세포들에 레이저를 쏴서 각 세포의 특성을 측정 (Meter)하는 기술입니다. 각 세포의 특성을 측정한 후에는 더 연구를 하고 싶은 특정 세포만 따로 분리해 내게 됩니다.  보통 세포 샘플은 여러종류의 세포들이 다양하게 섞여 있어서 연구를 하려면 자신이 원하는 세포만 따로 분리하는 것이 첫번째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틀어지면 그 후에 아무리 실험을 잘 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혈액 안에 존재하는 특정 암세포에 대한 연구를 하고싶다면 혈액 샘플에서 정상적인 적혈구나 백혈구를 제외한 암세포만 따로 분리를 한 후에 다양한 분석을 할 수 있겠죠.

이해를 돕기위해서 예를 들어서 설명드릴게요. 미국의 마켓에 가면 코인스타라는 기계가 있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생긴 기계인데요, 1센트, 5센트, 10센트, 25센트 동전을 모은 저금통을 가져가서 기계 입구에 부으면 액수별로 동전을 따로 분리해서 정확히 얼마가 저금통에 있었는지를 계산해줍니다.  계산이 끝나면 상품권을 받아서 잘 사용하면 되지요. 수작업으로 하면 시간이 꽤 걸릴텐데 수 분안에 끝나니 참 편리한 기계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동전의 크기와 무게를 기준으로 분류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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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을 분류해주는 Coinstart 기계. 미국의 슈퍼마켓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미지출처: http://www.coinstar.com&gt;

세포 분류도 비슷한 원리로 이루어집니다.  혈액세포를 예를 들면, 우리 혈액 안에는 혈소판, 적혈구, 백혈구가 섞여 있는데요, 크기순으로 나열하면 혈소판 << 적혈구 << 백혈구 입니다.  레이저를 세포에 쏘면 순간적으로 산란 (scattering)이 일어나는데요, 세포의 크기가 클수록 산란되는 빛의 세기가 더 강합니다.  따라서 빛의 세기에 따라 원하는 크기의 세포만 따로 분리해낼 수 있죠. (물론 실제는 더 복잡합니다만 이론적으로는 이렇단 겁니다.)  암환자의 혈액을 따라 돌아다니다가 다른 장기에 전이를 일으키는 순환 암세포 (Circulating Tumor Cell, CTC)는 백혈구보다도 크기가 커서 ‘이론적으로는’ 크기에 따른 분류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세포의 크기나 모양이 비슷하면 분류가 쉽지 않겠죠?  예를 들자면, 아래 그림에 나와있는 m&m’s 초콜렛은 크기와 모양이 동일하니 다른 기준으로 분류를 해야 할겁니다.  바로 ‘색깔 (Color)’이죠.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파란색 등 색깔이 다르니 색깔별로 분류할 수 있겠죠.  세포도 마찬가지로 표면이나 내부에 염색을 할 수 있습니다.  생명공학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놀라울정도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서 원하는 세포만 골라서 염색할 수가 있거든요. 염색을 한 세포는 파란색 레이저에 쏘이게되면 염색약의 종류에 따라서 초록색, 노란색, 붉은색 등 특정한 색을 나타내는데 이 색을 바탕으로 세포를 구분하고 분류해내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암세포는 초록색을 나타내는데 정상세포는 아무런 색을 띄지 않게 할수도 있고, 암세포는 초록+노란색인데 정상세포는 노란색만 띄게끔 만들 수도 있구요.  방법은 많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bgr.com/2014/12/23/sorting-m-and-ms-by-color/
이미지 출처: http://bgr.com/2014/12/23/sorting-m-and-ms-by-color/

아래 비디오는 아이폰과 아듀이노를 이용해서 만든 m&m’s 초콜렛 분류기에요. (m&m’s sorter).  아이폰 카메라로 m&m’s 초콜렛의 색을 구분해서 블루투스로 연결된 아듀이노 시스템이 아래쪽에서 색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죠.  저희 제품의 작동 원리와 아주 비슷합니다. 다만 저희는 세포를 분리하는 것이고, 훨씬 더 빠르게 분류한다는 것이 차이겠죠 (초당 1천개-1만개의 세포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저희 회사가 개발하는 제품은 세포를 물리적인 특성 (크기, 모양)이나 생화학적 특성 (염색약의 색을 결정하는)을 바탕으로 세포들을 분류하는 기계입니다. 기본적으로 레이저를 사용해서 세포 분석을 1차적으로 하기 때문에 광학과 전자공학을 잘 알아야 하고, 주고객이 생명공학 R&D 연구소나 병원이기 때문에 생명공학에 대한 지식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창업 멤버중 저와 지도교수님은 광학, 전자공학, 재료공학을 전공했고, 저희 CEO 와 COO는 암, 신경과학을 전공하여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죽어라 싸우기는 하지만요  🙂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대당 5억원이 넘는 고사양 flow cytometer는 초당 약 수십만개의 세포를 분석할 수 있고, 약 십만여개의 세포를 1초당 분리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것 처럼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하는데다 크기가 거의 양문형 냉장고만큼 큽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수퍼컴퓨터처럼 여러 사용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게 되지요.  반면에 저희 회사제품은 가격을 낮추고 크기도 획기적으로 줄여서 개별 세포 연구 실험실에서 구매하여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밤이나 낮, 주말에도 사용가능하고 예약할 필요가 없으니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사용이 가능하죠. 🙂

아래 그림에 나와있는 하얀색 상자가 바로 저희 회사제품 프로토타입입니다.  크기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만 해서 실험실 벤치에 놓고 사용하기에 적당합니다. 물론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지만 팀원들 모두 지난 4년간 고생해서 만들어서 애착이 많이 가네요.

여담이지만, 제품 안에 들어가는 레이저나 회로기판 등 부품비만도 수천만원에 달해서 SBIR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지 않았다면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아래 URL을 방문하시면 저희 제품 및 기술에 대한 간단한 Animation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nanocellect.com/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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