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살고 있는 샌디에고의 스타트업 생태계 (Startup ecosystem) 대한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은 CONNECT의 2014년 혁신보고서 (Innovation Report)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CONNECT는 샌디에고에 있는 세계 최초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중 하나로, 비단 스타트업 뿐 만 아니라 샌디에고 지역 경제에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요, 이건 나중에 따로 블로그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샌디에고 (San Diego)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샌디에고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으로 약 190km 떨어져 있으며 멕시코 티후아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샌디에고 시(city)는 2013년 현재 약 130만명의 인구를 가진 미국 전체에서 8번째로 큰 도시이며 캘리포니아에서 LA에 이어 두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 인구가 84만명 정도이고 산호세가 약 98만명 정도라고 하네요. 생각보다 샌디에고의 인구수가 많죠?
샌디에고시와 인근의 지역을 아우르는 샌디에고 카운티 (County)로 그 범위를 넓히면, 2013년 현재 인구수가 약 3백6십만명이며 인구수는 계속 증가하고는 추세라고 합니다. 인종 비율을 보면 백인이 전체 인구의 44.5%, 멕시코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에 영향을 받은터라 히스패닉이 28.3%로 두번째로 많고, 아시안이 16%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2014년 샌디에고에 새로 생긴 기술기반 (Technology) & 생명공학 (Life Science) 스타트업
아래의 표를 참고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2014년 한 해에만 샌디에고 카운티에 446개의 스타트업이 생겼습니다. 레스토랑이나 소매업 같은 소규모 비즈니스는 제외한 것으로, Innovative Startups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하는 신기술, 생명공학 스타트업들)만을 집계한 것입니다. 통계상으로 매일 하나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창업을 한 것이죠. 2005-2012년 까지는 매년 300개 정도의 스타트업이 생겼는데, 2013년에는 426개, 2014년에는 446개로 해마다 스타트업 회사의 창업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죠 🙂

분야별로 살펴보면, 소프트웨어 회사가 248개로 가장 많이 창업했습니다. 이건 최근 3-4년간 두드러지게 보이는 경향인데요, 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샌디에고 다운타운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두번째가 통신, 컴퓨터, 전자 관련 회사들인데요, 작년에 86개가 생겼네요. 아무래도 샌디에고의 대표적인 회사 퀄컴(Qualcomm)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퀄컴이 메디컬 IoT (Internet of Things) 및 드론, 로보틱스 분야에 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하는 등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관련분야 스타트업이 더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뒤를 저희 NanoCellect와 같은 생명공학, 바이오테크 관련 스타트업이 잇고 있네요. 2014년 한 해에 70개가 창업했습니다. 이 회사들은 대부분 UCSD나 주변의 연구소 (Salk, TSRI, Sanford Burnham Prebys Institute, Craig Venter Institute) 등에서 spin off된 회사들입니다. 그 뒤를 국방관련 스타트업과 소위 클린테크라 불리우는 환경관련 스타트업들이 따르고 있네요.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성장해가면서 샌디에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1년에 446개의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생겼는데, 이게 많은걸까요 적은걸까요, 아니면 평균적인걸까요? 다른 카운티들과 한 번 비교를 해보죠.

위 표에 잘 정리되어있습니다. 로스엔젤레스 카운티가 1037개로 1위를 차지했고 샌디에고는 네번째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즉, 카운티 당 스타트업 창업 수를 보더라도 다른 곳들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죠. 위의 도표에는 카운티 (county)별로 나와서, 실리콘 밸리 내에 있는 Santa Clara (752 스타트업 창업), San Fancisco (648), San Mateo (254) 카운티들이 따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런데, 실리콘 밸리로 일컬어지는 북가주 (Northern California)말고 LA, Orange County, San Diego로 이어지는 남가주 (Southern California)에서도 스타트업 창업은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LA, Orange County, San Diego를 다 합하면 1879개의 신기술, 생명공학 관련 스타트업이 2014년에 창업되었습니다.
신기술, 생명공학 스타트업이 만들어내는 고급 일자리들
그럼 이렇게 많이 생기는 스타트업들이 만들어내는 고용 창출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네, 2014년에만 스타트업에서 총 1860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되었다고 나오네요. 즉, 한 회사에서 평균 최소한 4명 정도를 고용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건 실제 급여 (payroll)를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통계이므로 월급을 받지 않고 일하는 인턴이나 정말 early stage 의 회사들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2013년에 비해서 스타트업 회사의 숫자는 4.7% 증가했는데 (2013년 426개, 2014년 446개), 일자리는 50%이상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창업하는 회사 숫자만 많아진 것이 아니라 일자리도 함께 창출되는 긍정적힌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방증이죠.
현재 샌디에고의 대표적인 회사들인 퀄컴(QCOM), 라이프 테크놀로지 (TMO), 일루미나 (ILMN) 모두 1980-1990년대에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시총 수십 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게 밑거름이 되어 샌디에고의 기술기반의 혁신 경제 (Innovation Economy)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위에서 보듯이 2014년 현재 7000개의 기술기반의 스타트업, 중견기업, 대기업들이 147,0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체 샌디에고 카운티 고용의 11% 정도를 맡고 있으며전체 페이롤(임금)의 23%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평균 급여가 타 분야에 비해서 약 두 배 이상 높다는 말입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잘 나와있습니다. Innovation Economy 분야의 회사들은 평균 급여가 약 $115,010으로 다른 분야의 평균 급여인 $48,650보다 약 2.4배 가량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그럼으로써 더 좋은 인재들을 끌어들이게 되며 회사는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은 것입니다. 실리콘 밸리, LA, 뉴욕 등 스타트업의 중심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즉, 이렇게 오랜기간 경험적으로 자발적으로 생성된 생태계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서로 도와주면서 지역, 국가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한 축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고 정부 및 민간 모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seed money를 주는 등의 금전지원을 통해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보다는 스타트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나가고 M&A나 IPO 등을 통해 Exit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인데, 대신에 한 번 자리잡으면 알아서 잘 굴러갑니다. 샌디에고나 실리콘밸리 처럼요.
- 샌디에고 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