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아주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회사 NanoCellect Biomedical의 Strategy Advisor이자 저희들의 멘토였던 Larry Bock이 췌장암으로 인해 56세의 나이에 돌아가셨습니다.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은 작년 11월 쯤에 들어서 이미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시게 될 지는 몰랐습니다. Larry Bock은 저희 NanoCellect가 정말 아이디어만 있던 초기 단계에 있을 때부터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저희에게 따끔한 조언과 따뜻한 위로, 격려를 해주셨던 분이라 상실감이 더 컸습니다.  저희 CEO인 Jose는 Larry를 아버지처럼 따랐는데, 이 친구는 저보다 충격이 더 큰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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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아래 왼쪽에 계신 분이 Larry Bock 입니다.  Larry가 우리 Adviser로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고 아래 맨 오른쪽의 Wally Parce 역시 Larry의 소개로 만나 저희 회사 Adviser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Larry Bock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써놓지 않으면 그냥 잊어버리게 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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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Xconomy

Entrepreneur, Investor in Life Science and Biotechnology

Larry Bock은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서 가장 유명한 바이오 분야의 연쇄 창업가이며, 투자자입니다. 저희 회사를 비롯한 여러 스타트업의 Adviser 혹은 Board 멤버로서 참여하였습니다. 현재까지 Larry가 창업했거나 초기에 투자한 회사들의 시가 총액 (스타트업의 경우 valuation으로 계산)이 약 $70 billin 에서 $100 billion (한화로 약 78조원에서 114조원 정도)에 달한다고 합니다.(출처:Larry Bock’s Linkedin)  정말 대단하죠.

Larry는 Maine 주에 있는 Bowdoin College 에서 생화학 (Biochemistry) 학사를 받고 당시 샌프란 시스코에서 시작된 Genetech에 조인했습니다. 그 곳에서 일하면서 Life science business 쪽에 눈을 뜨게 되었고, UCLA Anderson School of Management에서 MBA 학위를 받았습니다. MBA 학위를 받은 것이 1985년인데, 이 때 Athena Neuroscience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합니다. 28살에 창업한 첫 회사 Athena Neuroscience는 성공적으로 IPO (기업공개)까지 마친 후에 1996년에 $625 million (한화 약 7천억원)에 Irish drug company인 Elan에 인수되었습니다.  이 첫번째 성공을 시작으로 Larry Bock은 이후에 약 50개의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하거나, 초기 단계의 seed investor로 참여하게 됩니다.  놀라운 점은 Larry가 29세 되던 해에 Stargardt disease (스타가르트 병, 황반 변성의 일종이라고 하네요) 진단을 받아 시력을 점점 잃어갔다고 합니다. 돌아가시기 전에는 Legally Blind 상태였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기는 커녕 첫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수십개의 혁신적인 바이오테크 회사를 세웠다는 것이 그저 경이롭고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50개 회사의 리스트는 여기에서 찾아보실 수 있는데 그 중 유명한 회사들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1995년에 Microfluidics에 대한 공부를 마친 후 Caliper Life Sciences를 창업하여 6년 후인 2011년에 PerkinElmer에 $600 million에 매각하였습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시작한 George Church 교수와 Microfludics 분야의 대가인 George Whiteside 교수를 Caliper에 고문으로 영입하기도 했지요.

[2] 1998년에는 현재 전세계 유전체 분석 장비 1위 제조 업체인 Illumina를 창업하게 됩니다. 2016년 7월 13일 Illumina의 시가 총액은 $21 billion (한화 약 24조원)에 달합니다.

위 두 회사 외에도 저런 비슷한 스토리가 48개 정도 더 있는건데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Larry Bock이 실은 의대를 가려고 했었는데, 지원했던 14개 의대에서 모두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Larry 본인은 물론이고 Larry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50개의 회사에서 일하는 모두들에게, 그리고 샌디에고에서 일하고 있는 저에게 말이죠. 🙂

USA Science and Engineering Festival의 창업자 Larry Bock

일일이 하나 하나 나열할 수 없을만큼 기업가로서, 투자자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Larry Bock은 자신이 몸담은 공동체, 샌디에고 커뮤니티 그리고 나아가 미국의 과학, 기술의 미래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Larry의 오랜 친구인 벤처 캐피탈리스트 Ivor Royston에 의하면, Larry Bock은 미국 공립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과학과 공학 교육의 실태를 우려하였으며, 미국이 보다 뛰어난 과학자를 양성하여 계속해서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He was very generous and polite. He never tried to grab the limelight. He just wanted to help,” Royston added. “Larry also was very concerned about the state of science and engineering education in schools. He wanted the nation to produce better scientists, and to have them become more competitive throughout the world.” (출처: San Diego Union Tribune)

그래서 200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샌디에고에서 San Diego Science Festival을 개최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Illumina, Qualcomm, Life Technology와 같은 샌디에고의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아내고 샌디에고 시를 비롯하여 UCSD, SDSU등의 대학들과도 협력하여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루었습니다. 당시 저는 대학원생이었는데, 대학원 학생회 소속으로 San Diego Science Festival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었고 거기에서 처음으로 Larry Bock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의 동료인 Jose와 William도 당시에 대학원생, 포스닥이었는데 Larry Bock을 도와 이 행사의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였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저희가 2010년 NanoCellect를 창업하게 되고 Larry Bock이 저희 회사에 Adviser가 되었습니다.  참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저 운명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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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Festival에서 찍은 사진.  이미지 출처: USA Science Festival Homepage

 2009년에는 샌디에고를 벗어나 미국의 수도인 Washington DC에서 전미 과학, 공학 페스티벌 (USA Science and Engineering Festival)을 개최하게 됩니다. 돈도 벌만큼 벌었고 그냥 편히 쉬면 될 것 같은데, 눈도 잘 안 보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무엇하러 이렇게까지 했을까… 이에 대한 답은 2014년 San Diego Union Tribune과의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헐리웃 스타, 팝스타, 스포츠 스타에 열광하며 그들의 성취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축하하는데 반해 과학/공학은 왜 그렇지 못한가 반문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미국에서 과학과 공학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열고, 이것을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나가는 원동력으로 삼자는 것이지요.

“As a society, we get what we celebrate. We celebrate athletes, pop stars and Hollywood actors and actresses, but we don’t celebrate science and engineering. So why not have the largest celebration of science and engineering in the U.S., and that’s what we have endeavored to create.” (출처: San Diego Union Tribune)

Larry Bock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1월에 전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어디냐고 물었더니 대뜸 Las Vegas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유명한 병원이 있느냐 물었더니 그게 아니고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석하고 있다고 해서 놀란 기억이 납니다. 췌장암 4기여도 하고 싶은 것, 내게 중요한 것을 하기 위해서는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 일화가 아닐까요.  제 블로그의 이 짧은 글에 다 담기에는 너무 훌륭한 분이 돌아가셔서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만, Larry Bock이 남겨놓은 위대한 유산을 잊지 않고, 저희 NanoCellect에 보여주었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Larry 처럼 내가 속한 community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겠지요.

R.I.P Larry…

샌디에고 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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