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시애틀에 이어 내가 살고 있는 샌디에고에 오프라인 서점인 아마존 북스토어 2호점을 열었다. 여름에 연다고 해서 7-8월 손꼽아 기다렸는데 9월 초가 되어서야 공사가 다 끝나고 영업을 시작했다. 제 1호 아마존  북스토어 서점은 지난 6월 가족들과 시애틀 여행을 갔을 때 다녀왔었는데, 이미 뉴스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기존의 서점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1호점, 2호점 모두 대학가 인근 (University of Washington,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의 쇼핑몰 안에 위치해 있어 젊은 유동인구를 타겟으로 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시애틀의 amazon books 1호점, 얼마전 문을 연 샌디에고의 amazon books 2호점>

독특한 방식으로 책을 진열하는 아마존 서점

아마존 서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책을 진열해 놓은 방식이다.  아래 그림 왼쪽에 보이듯이 진열해 놓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마존 서점에서는 모든 책이 (100% 모든 책이) 오른쪽에서 보듯이 책 표지가 앞으로 오게 진열되어 있다.  이렇게 하면 매장에 진열할 수 있는 책의 가지수가 적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고객들/독자들의 시선을 보다 잘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적인 도서 진열 방법 (왼쪽) vs. 아마존 서점의 도서 진열 방법 (오른쪽)>

책장마다, 진열대마다 각각의 theme이 있다. 아래 보듯이 “100 Books to Read in a Lifetime – our Picks from the Amazon.com List” 혹은 “Staff Favorites” 처럼 Amazon.com에서 책을 구매한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바탕으로 리뷰 평점이 높은 책들을 우선적으로 진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반스앤노블과 같은 다른 오프라인 서점들이 흉내낼 수 없는 아마존 서점만의 독특한 방식이며, 내 눈에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아래 사진을 보시라. Highly Rated Debut Novels (신간 소설중 Amazon.com 독자 평점 4.5 이상을 받은 책들), Recent Books of the Month on Amazon.com (최근 1개월간 Amazon.com에서 많이 판매된 책들), Most-Wished-For books (Amazon.com에서 고객들이 구매는 하지 않았으나 장바구니에 담아 Wish list로 표시해놓은 도서들) 등 Amazon.com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큐레이션’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모든 책의 아래에는 Amazon.com에서 구매한 고객들이 남긴 “(1) 리뷰 점수 (예) 5점 만점에 4.9점), (2) 대표적인 독자 리뷰”가 달려있어 책을 구매하기 전에 한 번 읽어볼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Amazon.com에 접속해서 책이름을 검색한 후 리뷰를 살펴볼 수도 있지만, 서가를 훑어보며 리뷰와 평점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다. 수백-수천명의 독자들의 리뷰가 모여 평점이 매겨지므로, 출판사에서 억지로 만들어낸 ‘베스트 셀러’ 리스트보다 훨씬 더 믿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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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Amazon.com에서 구매한 책들. 책 아래에 보면 평점과 독자 리뷰가 함께 진열되어 있다. 인기있는 책들의 경우 수백명 내지는 수천명의 독자들이 평점을 결정하기 때문에 출판사가 소위 ‘장난’을 칠 여지가 별로 없어 믿을만 하다>

그리고 서가를 훑다보면 역시 Amazon.com에서 독자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제안을 해놓기도 한다. 아래 보면 ‘A LITTLE LIFE’를 구매했던 고객들이 구매했던 책들이 같은 줄에 함께 진열되어있다.  중간에 ‘If You Like’ & ‘You’ll Love’라는 사인이 보이시는지?  굳이 저걸 따라야 할 이유는 없지만, 책 A를 샀던 사람들이 책 B,C,D를 샀었다는 통계를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관심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게 얼마나 많은 판매 유도로 이어질 지는 알 수 없으나, 신선한 시도임은 분명하다.  기존의 서점들은 데이터가 없기때문에 이렇게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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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전자기기의 체험장으로서의 아마존 서점

모두가 예상했다시피 아마존 서점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아마존이 판매하는 각종 전자기를 전시하고 고객들이 간단히 체험까지 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인공지능 스피커 Amazon echo부터 시작하여 Amazon Fire TV, Kindle등이 서점 가운데 (시애틀 매장), 혹은 서점 입구 (샌디에고 매장)에 진열되어 있다.  매장에 상주하는 직원이 고객들에게 설명도 해주고, 친절하게 사용해볼 수 있도록 도움도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온라인 유통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충족시킴으로 더 많은 판매로 이어지게끔 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고객들이 온라인 화면에서만 보는 것보다 직접 만져보고, 소리를 들어보면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전자책 리더인 Kindle은 서가 중간 중간에 책 사이에 배치해 놓아서  고객들이 책을 찾다가 자연스레 한 번씩 눌러보고 사용해 볼 수 있도록 배치해 놓았다. 이쯤되면 Amazon이 이 서점을 통해서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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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진열대 중간에 가져다 놓은 Kindle. 책을 훓어보면서 자연스레 한 번 쳐다보고 버튼을 눌러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아마존 서점에서 아쉬운 점들

지난 3월에 아마존 서점이 샌디에고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거의 6개월을 손꼽아 기다렸다.  6월에 시애틀에서 아마존 서점에 들렀다 온 이후 그 기다림은 더 간절해 졌는데, 샌디에고의 2호점에서는 아쉬운 점들도 몇가지 눈에 띄었다.

첫번째는 가격 정책의 변화이다. 아래 그림의 왼쪽은 6월에 시애틀에서 찍어온 것이다. 아마존 서점에서 파는 모든 책들과 전자기기들의 가격은 Amazon.com에서 파는 것과 동일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Store prices are the same as Amazon.com)   따라서, 고객들은 사고싶은 책이나 전자제품이 있으면 가격 걱정, 배송 걱정 할 필요 없이 바로 사들고 오면 된다. 아마존의 입장에서도 배송비를 아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몇 달 사이 이 정책이 살짝 바뀌었다.

그 사이에 바뀐 오른쪽 그림의 파란색 안내문을 보자.  1년에 $99 (+주 세금)을 내는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은 여전히 도서와 전자제품을 Amazon.com과 동일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아마존 프라임’ 고객이 아닌 일반 고객들은 전자제품만 Amazon.com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도서는 할인된 가격이 아닌 ‘정가, 즉 List price’를 다 주고 사야한다.

아래 사진을 보자. ‘The Wolf Road’라는 소설의 정가 (list price)는 $26 이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가 아니면 저 돈을 다 내고 사야한다. 아니면 아마존 프라임 Trial을 한 달간 무료로 사용해 보던지. 만약 내가 아마존 프라임 멤버라면 정가를 다 주지 않고 31.9% 할인받아 $17.70만 내고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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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1호 아마존 서점을 약 반 년간 운영하면서 얻은 결론인지, 아마존 프라임 멤버 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아마존 프라임 멤버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마존 프라임 멤버가 아니라면 이 곳에서 굳이 책을 살 이유는 없다.  Amazon.com에서 구매하고 시간 좀 걸려도 프리쉬핑을 받을 수도 있고, 반스앤노블과 같은 곳에서 30%까지는 아니라도 10-15%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List Price를 다 주고 사지는 않을 것이다.

두번째로 아쉬운 점은 책을 앉아서 읽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시애틀 1호점은 그래도 창가를 따라 간이 벤치가 있었는데, 샌디에고 2호 서점은 장소가 협소해서인지 잠시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아래는 한국의 교보문고 내부의 모습이다. ‘책 읽는 문화공간’을 표방한 교보문고는 독자들이 서점 내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을 마련해 놓았다.  서점에 갈 때 소소한 재미 중의 하나였는데, 아마존 서점에서 이런 것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 약간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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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glipoto.tistory.com/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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