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벤처캐피탈, 엔젤투자사, SBIR/STTR을 통해 총 1조원 가량이 샌디에고의 스타트업 회사에 투자되었다고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참고)

1조원 중에 벤처캐피탈 (VC, Venture Capital)투자는 약 $805 million (9천억)이었는데요, 이게 많은걸까요 적은걸까요?

미국 내 지역별 벤처 캐피탈 투자 동향 (실리콘 밸리 제외)

실리콘 밸리를 제외한 지역의 벤처캐피털 투자 동향
실리콘 밸리를 제외한 지역의 벤처캐피털 투자 동향 (CONNECT Innovation Report 2015)

위의 표는 실리콘 밸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의 벤처투자 동향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시작되었던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자료가 나와있는데요, 샌디에고는 2014년 현재 뉴욕, 뉴잉글랜드 (보스턴 인근 지역), 엘에이/오렌지 카운티, 텍사스, 워싱턴 DC에 이어 6번째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자세히 보면 2007년 이후 아직 완벽하게 투자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뉴욕과 뉴잉글랜드 지역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4년에 두 곳 모두 $5 billion (5조 6천억원) 가량의 벤처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투자액수만 보면 샌디에고의 5배가 넘네요. 최근에 나오는 스타트업 투자 관련 뉴스만 보더라도 뉴욕쪽에 굉장히 Hot 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기는 듯 합니다.  보스턴은 매년 약 2천개의 스타트업이 생기고 그 중 절반이 Biotechnology, Medical Device쪽이라고 합니다.  MIT에서만 평균적으로 매일 하나씩 스타트업이 나오는 등 활발한 창업이 이루어지는데다 보스턴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탈 펌들이 많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 지역별 벤처 캐피탈 투자 동향 (실리콘 밸리 포함)

그럼, 스타트업, 창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실리콘 밸리는 어떨까요? 네, 예상하신대로입니다. 아래 보시듯이 뉴욕, 뉴잉글랜드 벤처캐피탈 투자금의 두배가 훌쩍 넘는 $23.4 billion (26조원)이 2014년에 투자되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는 $11 billion ~ $13 billion 사이의 금액이 투자되었는데 2014년 두 배 가까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습니다.

실리콘 밸리를 포함한 지역의 벤처캐피털 투자 동향
실리콘 밸리를 포함한 지역의 벤처캐피털 투자 동향  (CONNECT Innovation Report 2015)

대체적으로 2013년 이후 벤처 투자가 미국내에서 증가추세로 돌아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PWC나 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의 조사에 의하면 2015년에는 투자액수가 작년보다 25% 가량 더 늘어나 2000년 Tech Bubble 이후로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Tech startup 에 버블이 끼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유명 벤처 투자자인 Bill Gurley가 2015년 죽은 유니콘 (기업 가치 $1billion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나올 것이라 예상 (I think you’re going to see a lot of failure in 2015)하기도 했고 최근 경영위기를 겪고있는 에버노트가 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Venture capital dips in San Diego (San Diego Union Tribune)

얼마전 San Diego Union Tribune에 샌디에고 벤처 캐피탈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2015년 Q2 (2/4 분기)에만 미국에서 총 1189개의 스타트업에 $17.5 billion이 투자되어, 작년 동기간 $13.6 billion에 비해 $4 billion (약 4조 6천억원)이 더 투자되는 등 벤처캐피탈 투자액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샌디에고의 벤처투자액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아주 조금 상승했습니다.

그 이유를 기사에서는 벤처캐피탈이 Early stage 회사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보통 Early stage 회사에 투자하는 액수는 Late stage (혹은 Expansion stage)의 회사에 투자하는 액수가 적기 때문에 단순히 액수만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PWC의 파트너인 Ryan Spencer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겠습니다.

“The overall dollars in this market decreased this quarter, but when I look at the deal flow, I wouldn’t read too much into it,” said Ryan Spencer, a San Diego partner with PricewaterhouseCoopers. “The dollar data doesn’t tell the whole story.”

(2015 년 2/4분기 투자액수는 감소했지만,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의 수를 보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총 투자액수만 가지고는 전체 상황을 알기 힘들다)

Ryan Spencer에 따르면 2014년2/4분기에는 43%의 벤처캐피탈 투자가 Early Stage에 이루어졌는데, 2014년 2/4분기에는 56%의 투자가 Early Stage에 이루어져 투자금은 그대로 이거나 소폭 감소했지만 투자를 유치하는 스타트업의 개수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다른 지역의 스타트업 투자 붐이 상당부분 소프트웨어 기반의 회사에 집중되면서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룬 데 반해 샌디에고는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전통적으로 샌디에고가 강점을 갖고있는 Life Science쪽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tech bubble이 덜 끼어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보통은 투자생태계도 그 지역의 산업발전과 궤를 함께하며 동반성장하기 때문이죠.

일각에서는 샌디에고에도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많이 유치하여 제 2의 실리콘 밸리가 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저는 이것은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샌디에고 뿐 아니라 세계 많은 도시들이 ‘제 2의 실리콘 밸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모방에 나섰지만 성공한 곳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실리콘 밸리는 최근 붐이라고 하는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정말 특별난 곳입니다. (위의 투자금액 그래프만 봐도 알 수 있죠.)  이에 대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투자자들과 스타트업 회사가 넘쳐나니 딜 (deal)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이 첫번째겠죠. 이건 오랜 시간을 두고 자생적으로 생겨난 시스템이니 돈을 대규모로 투자해서 정부가 이끌어간다고 해서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미국 투자자들은 가능하면 가까운 곳에 있는 회사에 투자하고 모니터링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이 기사를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Why Venture Capital Deals Stay in Silicon Valley) 왜 벤쳐캐피탈 들이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잘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스타트업이 많아 일자리가 풍부하니 훌륭한 엔지니어들이 많이 몰립니다. 엔지니어들의 입장에서 이야기 해보자면 잠재적인 일자리가 많으니 실리콘 밸리를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90%이상은 실패하는 것이 스타트업이니 엔지니어 입장에서도 회사가 자칫 잘못되었을 때 Plan B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실리콘 밸리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항상 넘쳐나니 (물론 본인이 경쟁력이 있었을 때 이야기죠!) 엔지니어들의 입장에서도 실리콘밸리를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비단 스타트업 뿐 아니라 중견기업, 대기업에도 능력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는 많으니까요.

안타깝게도 샌디에고에는 Life Science나 국방쪽을 제외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성공스토리가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고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 중견기업의 풀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샌디에고 지역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성장이 타지역에 비해 더딘 것이라 봅니다.  이 곳에서 유니콘 (기업가치 $1B 이상의 스타트업) 스타트업이 몇 개 나오고 성공적으로 M&A되거나  IPO를 가지 않는 한 폭발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어디 하루아침에 쉽게 되겠습니까?

샌디에고 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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